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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리차드 보쿰은 요한계시록에서만 다섯 번에 걸쳐서 선포된 하나님의 자기 선포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이"는 출애굽기에서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씀하실 때 선포했던 "I am who I am"(나는 스스로 있는 자다.)의 신약적 표현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도요한에 의해서 재선포된 하나님에 대한 선포인 것이지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스스로 존재하는 하나님, 과거, 현재, 미래에 존재하는 하나님에 대한 이 칭호들은 하나님의 영원성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하나님은 오늘도 계시고, 과거에도 계셨고, 미래에도 계신 영원하신 분이십니다. 

사도요한의 신학의 재미난 특징이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도 계시고, 과거에도 계시고, 미래에도 계신 영원하신 하나님은 과거를 현재보다, 현재를 미래보다, 미래를 과거보다.. 어떤 특정 시간이 다른 특정 시간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 현재, 미래 모두가 동일하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로 결정하신 영원하신 하나님은 특정시간에 매여 있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러한 관점에서 하나님의 구원(영원성)은 단지 미래에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해서 우리가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획득할 미래적 요소만으로 볼 수 없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구원은 우리의 부끄러운 과거와 현재의 고난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적 요소가 하나님의 영원성 안에서 새롭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기독교 신앙은 찬란한 과거를 회상하며, 과거에 집착하는 신앙이 아닙니다. 오늘의 성공을 위해서 먼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는 신앙도 아닙니다. 또한 현재의 고난을 회피하고자 오늘을 외면하고, 단순히 미래만을 소망하는 신앙도 아닙니다. 기독교의 영성은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책임있는 의식을 가지고 내일의 과거인 오늘을, 어제의 미래인 오늘을, 즉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우리 하나님은 이제도 계시고 전에도 계시고 장차 오실 영원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 분 안에서 구원받은 자로 주어진 삶에 충실히 임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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