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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9:10-17
예수님의 초기 사역은 이스라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 소외된 사람들이 살아가는 갈릴리의 작은 마을들이었습니다. 그 중에 벳세다는 어부들이 주로 살고 있었던 마을이었습니다. 그런 벳세다는 베드로, 안드레, 요한, 야고보와 같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태어나서 자란 곳이었습니다. 제자들의 이름만 봐도 예수님의 초기 사역에서 이 마을이 차지하는 무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역은 벳세다에서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많은 병자들을 고쳐주시면서 사람들이 벳세다로 모여들기 시작했고, 위로가 필요한 백성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서 배고픈 백성들을 먹이신 곳도 그 유명한 물 위를 걸으셨던 기적의 장소도 벳세다였습니다. 그 결과 벳세다는 예수님께서 권능을 가장 많이 행하신 고을(마11:20)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벳세다를 향해서 회개하지 않음을 책망하십니다.(마11:2024) 어쩌면 오늘날 교회 성장의 관점에서 벳세다는 실패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활발한 사역에도 불구하고 회개의 열매들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벳세다는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을 품어주신 자리였습니다. 우리는 기적을 보면 더 잘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적이 많았던 곳에도 회개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벳세다는 기적이 많이 행해진 곳으로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 백성들을 품어주신 자리로서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 가지 더 나누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회개하지 않는 벳세다를 책망하실 때, 사람이 아닌 마을, 커뮤니티를 향해서 책망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교회란 개인 구원만 다루는 종교기관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커뮤니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진 영적 공동체임을 배웁니다. 교회는 세상과 동떨어져 있는 섬으로 어떤 의미도 가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면,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께서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사회에 대한 아픔을 함께 느끼며,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보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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