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립 2 (초대교회 집사)

성경에 동명이인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름과 성경의 이야기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제자 빌립이 아닌, 초대교회 리더이자, 전도자로 활동한 빌립집사에 대해서 공부하겠습니다. 

초대교회가 성장해서 구제 문제 등의 교회 내부의 살림살이를 믿고 맡기기 위해서 일곱명의 집사를 선출하게 되는데, 그 중에 한 명이 빌립집사입니다. 그런데, 스데반 집사 순교 후 유대인들의 핍박이 강해지면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흩어지게 되는데, 그 때 빌립은 사마리아로 내려가서 복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에디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모든 국고를 맡은 관리인 내시(국무부 장관)에게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사도행전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의 사역도 아닌 일곱집사 중에 한 명인 빌립의 사역을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도행전의 흐름에 있어서 사마리아의 역사적 중요성 때문입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사도행전 1:8)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실 때 제자들에게 사마리아의 영적 회복을 언급하셨습니다. 사마리아는 오므리 왕 때에 북이스라엘의 수도로 정해지면서 이스라엘이 멸망당할 때까지 우상숭배의 근거지가 됩니다. 이후 사마리아 사람들은 이방인들과의 결혼으로 유대인들에게서는 더욱 멸시와 천대를 받게됩니다. 이스라엘에서 사마리아는 이스라엘에 영적 할렘가와 같은 지역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를 지나시면서 우물가의 여인을 심방하셨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마리아를 다시 이스라엘 공동체로 품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승천하시기 전에 성령의 움직임은 사마리아를 반드시 지나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하나님의 선교에 있어서 소외된 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언급하신 것입니다. 만약 사마리아를 그냥 지나치게 된다면, 앞으로의 선교 사역에 있어서도 모든 열방과 모든 나라를 향한 복음의 오류를 가져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사마리아의 영적 회복은 사도행전의 흐름에 있어서도, 즉 세계선교사역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중요한 사역에 예수님의 제자가 아닌 빌립집사가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초대교회는 성장하는 교회를 더 잘 관리, 감독하기 위해서 일곱집사를 세웠습니다. 교회의 성장이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사도들은 복음사역에 전념하고, 교회의 살림살이는 일곱집사를 통해서 담당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스데반도, 빌립도 제도권 교회 안에서 머물지 않고, 선교사역에 참여하였음을 분명히 전하고 있습니다. 

성령의 사역은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제도는 필요합니다. 제도라는 틀 안에 안주하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곱집사는 자신이 맡은 사명을 소홀히하고 선교 사역만 매진한 것은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역을 열심히 하고, 성령충만함 가운데 성령이 인도를 따라 복음 사역을 감당한 것입니다. 그래서, 빌립집사의 사마리아 전도는 하나님의 선교는 사도들만, 목사들만, 선교사들만의 사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날도 교회가 제도에 얽매이기 시작하면서, 복음 증거의 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제도권 교회를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복음 전파의 사명입니다. 초대교회의 이야기에서 빌립집사의 사마리아 전도는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는 교회의 의미, 선교의 의미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