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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사사 기드온에게 주어진 첫 임무는 기드온 아버지에게 있는 바알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어버리고 하나님께 단을 쌓고 번제를 드리는 것이었습니다.(사사기 6:25-26) 미디안과의 전쟁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기드온에게 주어진 과제는 자신의 가정을 바로 잡는 것이었습니다. 기드온이 바알 제단을 헐고, 아세라 상을 찍어버리자 사람들은 바알에게 위협을 가한 기드온은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며, 기드온에게 '여룹바알'이라는 별칭을 붙여주었는데, 그 뜻이 '바알과 다투는자'입니다. 기드온 시대에 여호와 신앙을 버리고 가나안의 미신적 신앙을 따르고 있는 이스라엘의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스라엘에게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방법들로 '여호와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기드온에게 주어진 두 번째 임무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기드온과 300 용사의 이야기 입니다. 미디안 군대와 전투를 하기 위해서 기드온과 함께 싸우겠다며, 32,000명의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여호와 신앙,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 두 번의 시험을 통과한 300명 만으로 미디안 군사 135,000명과 전투를 명하십니다. 대승이었습니다. 미디안군은 12만명이 전사했습니다.
이후 백성들은 기드온에게 왕이 되어 대대로 이스라엘을 다스려 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사사기 8:23)말하며, 백성들의 요청을 거절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드온의 이 말은 그럴듯 해보이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기드온은 남은 여생을 왕으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 근거를 성경에서 찾아보겠습니다.
1. 에브라임 사람들에게 여호와 신앙을 선포하지 않았습니다.
사사기 8장 1절에 보면, 기드온의 300용사의 공격으로 미디안 군인들이 에브라임 지역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이 때,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에게 미디안과의 전쟁에 자신들을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이 커져서 큰 다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 때 기드온은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가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보다 낫지 아니하냐"(사사기 8:2)고 말합니다.
여기서 아비에셀은 기드온 가문이고, 아비에셀의 맏물 포도는 기드온의 300용사가 미디안을 공격한 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에브라임의 끝물 포도는 에브라임 지역으로 도망친 미디안 군인들을 에브라임 사람들이 소탕한 일을 말합니다. 아비에셀, 즉 자신은 겨우 용사 300명정도의 적은 인원으로 싸운 일이 고작이고, 에브라임은 도망친 미디안 군인들을 잘 소탕해주어서 대승을 거두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전쟁의 공로를 에브라임에게 넘겨주면서 에브라임을 기드온은 내부적 갈등을 잠재웁니다.
지혜롭고, 온화한 기드온으로 보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일, 이 전쟁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르켜 주시고자 했던 "여호와 신앙"을 에브라임 사람들 앞에서 선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아니 용사 300명으로 13만의 군사와 싸우게 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이 에브라임의 갈등 때문에 아바에셀의 맏물 포도로 전락했습니다. 재치있게 위기는 모면한 것처럼 보이지만, 에브라임 사람들에게 여호와 신앙을 선포하지 않은 것은 이후 이스라엘 분열에 에브라임이 가담하며, '여호와 신앙'을 떠나게 되는 영적 암흑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2. 기드온은 왕정은 거부했으나, 왕의 권력을 소유하였습니다.
기드온이 미디안 왕들(세바와 살문나)을 살해하고 탈취한 초승달 장식은 왕권을 상징하는 것이었습니다.(사사기 8:21) 그 외에도 기드온은 미디안 왕들이 입었던 자색 의복과 패물들을 모두 자신이 소유하였습니다.(사사기 8:26) 기드온은 이스라엘의 왕정을 제도적으로는 시행하지 않았지만, 미디안 왕들에게서 탈취한 패물들을 그가 취하면서 경제력을 가지게 되었고, 전쟁에서의 승리로 정치적 힘을 가지게 됩니다. 왕정은 거부했지만, 왕의 권력은 모두 소유하게 됩니다.
3. 탈취한 금 귀고리들을 모아서 금에봇을 만들었습니다.
에봇은 대제사장이 하나님의 뜻을 판별할 때 사용되는 기구입니다. 그러한 에봇을 기드온은 금으로 만들어서 자신의 집에 두었습니다.(사사기 8:27) 이 말은 이스라엘의 정치, 경제, 그리고 종교적인 힘까지도 모두 그에게 종속시켰다는 말입니다. 제도적으로 왕이 되지 않았지만, 실제적으로는 왕의 권한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4. 기드온은 아내가 많았고, 자녀 중 아들만 70명이었습니다.
고대 근동에서 왕은 많은 아내와 자녀를 통해서 자신의 힘을 과시했습니다. 그런 기드온에게 자녀들 중 아들만 70명이었습니다. 기드온이 집에 있었던 바알제단과 아세라 상을 찍어버렸다는 것에서, 바알신앙이 당시 이스라엘에 얼마나 퍼져 있었는지를 짐직할 수 있습니다. 바알신앙이 주는 메세지 중에 핵심이 풍요와 번영입니다. 그런 기드온에게서 많은 아내와 70명의 아들이 상징하는 것은 바알 신앙에서 말하는 풍요와 다산의 축복을 따랐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호와 신앙을 선포하고, 가르쳐야 할 자가 오히려 바알신앙에 영향을 받으며 왕처럼 부와 권세를 누렸습니다. 그런 이스라엘은 기드온이 살아있는 40년 동안만 평화를 누렸습니다.
5. 세겜의 첩을 통해서 낳은 아들 아비멜렉
성경은 기드온은 오브라(기드온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세겜의 첩을 통해서도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를 전해줍니다.(사사기 8:31) 그런데, 아들의 이름이 아비멜렉(나의 아버지는 왕이다.)이었습니다. 집 밖에서 낳은 아들인지라 이름을 멋지게 지어준 것 같지만, 이는 당시의 사람들도 기드온을 왕으로 생각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기드온 사후 아비멜렉이 기드온의 집에서 태어난 형들 70명을 죽이고(요담 한 명만 살아남음), 스스로 왕이 됩니다. 형제의 난이 벌어진 것입니다. 형제들끼리 이스라엘의 왕권을 위해서 싸운 이 장면에서도 기드온이 왕이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라고 말하며, 여호와 신앙을 힘써 지켜낼 줄만 알았던 기드온의 이야기는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기드온에게 300명의 군사만으로 미디안 군대와 싸우게 하셨던 하나님의 뜻은 이스라엘을 지키는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 전쟁을 통해서 이스라엘이 '여호와 신앙'을 회복하고, 그들이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러나, 기드온은 미디안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 그에게 전부였습니다.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에 있어서 그는 실패했으며, 세상을 변화시킬 힘은 더 이상 그를 통해서 흘러가지 못했습니다. 기드온을 통해서 우리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 아니면 받은 은혜만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지는지 점검해보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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