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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와 사역을 잠깐 소개해주시죠?
네.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LA에서 움직이는 교회(The Moving Church)를 섬기는 임봉한목사입니다. 움직이는 교회는 미주 한인 1.5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다음세대를 세워가는 사역과 교회가 세상 속으로 적극적으로 향해 움직여가라는 선교적 비전으로 시작되었구요. 그런 비전 가운데 한남대학교 GMLP 사업단과 이번에 다문화 영어캠프를 기획하게 되었고, 교회 청년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기회와 만남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2. 미국에 오래 사셨지만 그럼에도 미국에서 이주민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더 특별하실 것 같은데요. 이번 다문화 영어 캠프를 기획하고 추진하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으신지요?
글로벌 시대의 특징 중에 하나가 세계적으로 이민자가 증가한다는 것이죠. 이민자의 증가는 문화와 문화의 만남이 증가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현상은 한국사회도 앞으로 맞이할, 아니 이미 시작된 실제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한국에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계재광 교수님(한남대 기독교학과)을 통해서 듣고, 어쩌면 다문화 속에서 살아온 미주 한인 청년들이 한국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구요. 다문화 사회를 먼저 경험한 미주 한인 청년들에게도 부모의 나라인 한국에 와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역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 세계 어느 나라든 디아스포라의 아픔은 존재하는 것 같은데요. 그 동안 다문화 영어캠프, 새터민을 위한 캠프 등 그동안 총괄하고 운영하시면서 느끼셨던 점이 있다면요?
이민자들이나, 한국에서는 다문화 가정과 새터민(탈북민)들이 받는 차별이나 편견 등의 아픔들도 있지만, 이번에 다문화 영어캠프나 새터민 사역을 하면서 느낀 것은요. 오히려 다문화를 이해하는 환경 가운데 있는 이민자들이나,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다가올 미래에는 더 큰 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글로벌 시대에는 다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언어를 할 수 있다는 것들이 장점이기 때문에 저는 다문화 가정들이 받는 차별과 편견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글로벌 시대에 다문화 가정의 친구들이 더 큰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그렇게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주고, 그 꿈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컸구요. 실제로 이번 영어캠프를 통해서 그런 잠재력들을 아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4. 한국은 1990년대 들어 장단기 이주 노동, 국제 결혼을 통한 외국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상당수 한국사회로 유입되면서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임을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외국 출신들을 출신국으로 나누고 차별적인 대우와 시선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들과 진정한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려면 어떤 부분들이 필요하고 준비해야 할까요? 미국에서 이주민으로 살아오시면서 많은 부분 한국의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들을 공감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는 어느 지역, 어느 학교 출신이냐로 사람들을 쉽게 나누고, 한 개인이 어떤 특정 집단에 속해 있는가로 자신을 이해하는 성향이 강한데요. 다문화 환경 속에서는 “나”란 존재가 중요합니다.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나”란 존재를 건강하게 하고, 그 다음에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켜 가는 과정이 있는데, 한국사회에서는 개인의 개별적 존재에 대한 존중보다 집단이 우선시 되는 문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도 다녀서, 개인적으로 한국의 집단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어렵지 않는데요. 미국에서 자란 한인 청년들의 경우에는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잘하고, 실력도 있어서 한국 기업에 취직은 했지만, 문제는 한국 기업이 가지고 있는 집단문화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서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가끔 듣습니다.
한국 교회도 교회가 성장하고, 부흥하면 개인의 믿음도 좋아진다는 생각으로 교회 공동체를 위해서 개인의 희생이 요구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교회는 개인(한 생명)을 존중해주는 공동체와 서로를 격려해주는 친밀한 공동체를 통해서 교회들도 새롭게 세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과 집단에 대한 이해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지요.
한국에서는 개인주의가 이기주의와 비슷한 느낌인 반면에 서양의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한국 사회에는 개인의 존중과 함께 형성될 공동체와 사회적 통합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5.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전략적으로 키우면 우리 미래의 유능한 인적자원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문화 출신도 노력하면 우리 사회에서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자연스런 인식과 선례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문화 가정의 부모님들 역시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우리 사회 현실에서 과연 그들을 바르게 키울 수 있을지 우려들이 많은데요. 다문화 가정의 자녀 교육에 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글로벌 시대에 다문화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은 기회이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더 큰 기회와 잠재력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비지니스를 해도 문화와 문화의 만남들이 수 없이 발생하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구요. 미래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다문화를 바라 본다면, 우리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은 더 큰 무대에서, 더 큰 꿈과 비전을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자기만의 특별함을 가치있고, 소중한 것으로 여기고, 발전시켜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문화 사회가 되면 한국의 전통을 잃어버린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신데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의 미도 다양성 속에서 특별한 개체로 더 아름답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결코 “나"를 버리는 것이라는 생각보다 “나”도, 다른 이들도 서로가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세워질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노력들이 필요하구요. 상위문화와 하위문화에 대한 생각보다는 평등한 입장에서 다른 문화를 다르게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면, 한국사회는 더 다채로운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국인들도 한국여행을 많이 오는 이유가 한국만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이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모두가 다문화 시대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구요. 그래서 다문화 가정의 부모님들에게 조언을 드린다면, 어른이나 누군가가 기대하는 우리 자녀의 모습을 강조하기보다, 우리 자녀들이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6. 다문화사회로 진전돼가는 과정을 거부할 수 없고 우리 스스로도 거부하지 않는 그런 상태라면 결국 기존의 구성원은 물론이고 또 새로운 편입되는 이주민 모두다 상호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향해 가야 할 것 같은데요. 두 분께서 생각하시는 우리 사회가 진정한 다문화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요?
앞으로 시대에는 다양한 만남들 가운데 ‘존중’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매개체가 될 것인데요. 이전에 우리는 다양한 만남 속에서 어떠한 기준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방식이 익숙했다면, 이제는 어떤 만남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아니 당연한 시대로 변화될 것입니다.
미국에서부터 한국으로 다문화 영어캠프를 다녀온다고 말할 때마다 다문화 자녀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캠프라는 것부터가 차별이 이미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부터가 어떤 기준으로 다른 이들을 평가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중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교회들도 ‘존중’이라는 요소를 빼고 ‘자기주장’만 할 경우 다문화 사회에서 기독교는 고립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나의 신념만을 주장하고, 다른 이들의 말은 듣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모습에서 변해야 합니다.
또, 지금 당장 교회로 데리고 오면 된다는 전도방식에서 한국 사회에 들어온 다른 문화,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과 다양한 접촉점들을 만들고, 그들의 관점에서도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참 좋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참 좋다.’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복음을 마음에 심는 것) 교회가 세상을 품어주는 선교적 전략이 꼭 필요한데요. 여기서 ‘존중’은 선교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이러한 선교 전략이 지금 당장의 교회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복음의 씨앗을 심고,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 이심을 믿기 때문에, 다문화 사회로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한국 사회를 품어주는 교회의 선교적 사명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구요. 그런 모습 속에서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자리가 매우 필요하고, 소중하다는 환경들로 조성될 것을 기대합니다. 그런 환경 가운데 미래의 한국 교회는 분명히 새로운 역할과 사명들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7. 앞으로 구체적인 사역방향과 캠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매년 진행될 수 있다면, 연속성을 가지고 사역을 함께하고 싶구요. 내년에 한 번 더 진행이 되면, 그 다음에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미국으로 초대해서 비전캠프를 하고, 함께 여행하고, 꿈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 봅니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것이 우리 자녀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영어캠프를 통해서 단지 영어를 배우는 것 이상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이번 캠프를 통해서 귀한 어린 아이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수고해주신 한남대학교 GMLP 스탭들과 학생들께도 감사드립니다.
8. 끝으로 다문화 사역에 대해 제안하실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한국교회가 앞으로 다문화 사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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